빗속, 야5당 ‘제3차 국민행동의 날’ 강행“속상해서, 정작 죄 있는 사람은 뻣뻣한데”…비 내리는 광화문 메운 국민들
‘김건희를 특검하라’ ‘정적 죽이기 STOP’
[한국인터넷미디어기자협회] 김승호 선임기자 = 주말인 16일 오후, 노란 은행잎 위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 서울 광화문 앞 도로를 푸른색 손팻말을 든 채 비옷을 입은 야당 당원과 시민들이 하나둘 메우기 시작했다.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 5당이 여는 ‘제3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이다.
이들은 그간 국민행동의 날을 통해 요구했던 김건희 여사 특검에 더해, 전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법원의 1심 선고를 납득할 수 없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시민들은 전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가 불안감을 일깨웠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대치동에서 온 정혜란(53)씨는 “계속 나오고 싶었는데 어제 선고를 보고 이제는 정말 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며 “이재명 대표가 절대적 인물이라서가 아니라, 현재 정국에서 반대편의 상징적인 사람을 향한 무자비한 검찰의 모습과 판결이 굉장히 무섭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날 법원은 대선 후보 시절 허위발언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이재명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날 오후 집회에 앞서 열린 민주당 국회의원·지역위원장 비상 연석회의 뒤, 민주당은 결의문을 내어 “윤석열 정치 검찰의 조작 왜곡 기소를 일방적으로 수용한 1심 판결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정적 말살 조작수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와 법원 판결에 견주며,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대통령과 여당에 요구하는 목소리도 한층 커진 분위기였다.
전북 무주에서 아침 첫차를 타고 서울에 왔다는 박아무개(63)씨는 “의혹이 나오고 이를 해명하고 사흘만 지나면 거짓말인 것이 드러나는 상황이 갑갑하고 화가 치민다”며 “윤석열 정권도 잘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공정과 상식이 무너지는 상황에 더는 가만히 있을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있어 명태균씨와의 관계, 공천개입 의혹 등에 대한 대통령실 해명이 잇달아 거짓으로 드러나는 상황에 당혹감을 느꼈다는 의미다. 인천에서 남편, 딸과 함께 국민행동의 날 현장을 찾은 김아무개(63)씨도 “속상해서 잠을 못 잤다. 죄 있는 사람들은 저렇게 뻣뻣하게 돌아다니는데, 이런 일로 징역형이 나오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이날 집회에 앞서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현재까지 언론을 통해 윤석열·김건희 대통령 부부가 손을 댔다는 의혹을 받는 공천 사례는 2022년 지방선거 포항시장,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창원 의창 국회의원 보궐선거 등 8곳에 달한다”며 “지금이라도 윤석열 대통령은 특검 수용 결단을 내리라”고 촉구했다.
반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집회를 두고 “형사피고인(이재명 대표)이 담당 판사를 겁박하는 것은 단순히 반성하지 않는 차원을 넘어선 최악의 양형 가중 사유”라고 적으며, 야당의 장외집회 개최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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